지랄 같은 사랑에/언젠가는
그러니까 40년 전 정도의 일 입니다, 국민학교 때 일이죠,
메리라 부르는 똥개가 있었는데요, 몹쓸 병이 들어 팔기로 했어요,
저하고는 돈독한 의리와 정이 들었다는 것은 동네 삼척동자도 알고 있었지요,
학교에 갈 때면 가방까진 들어주지 않았지만 졸졸졸~한참을 전송해주고
끝내는 돌멩이를 던져 가라는 신호를 보내면 아쉽다는 듯, 몇 발자국 뒤로 쪼그려 앉아
멍하니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 멋진 녀석은 메리라는 놈이였지요,
그런데 몹쓸 돌림병이 들어 별놈의 약(마이신 계통)을 먹여도 할 수 없었던가.
개장수한테 팔려고 한 아침, 미련한 저와 같은
수준급의 머리를 가진 메리 녀석이 마루 밑에 들어가 나오질 않은 거 있지요,
*개 아이큐를 40정도로 보는 것이 정설, 그러니까 같은 두 자리-
아, 저는 새 자리 군요,99.9 공개합니다,
개장수 양반도 노는 마당은 유유상종이라 저하고 친한지 알고 도움을 청하데요.
그래서 철節없는 이놈(지금도 여전함)은 할 수없이 등굣길에 메리,메리,메리야
부르며 손짓을 하니 나의 품으로 오더라구요.
그 틈을 타 약삭빠른 손 익은 개장수는 목을 홀라당 걸고 인정사정없이 끌고 가는데,
저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그 모습,
뒷발을 땅에 박고 가기 싫어서 눈물까지 흘리며 온갖 발버둥을 치는 그 모습
나를 원망이라도 하는 듯, 이별이 아쉽기라도 하는 듯 말이요,
나도 너의 마음 같아, 먼 곳으로 갔을 너를 생각하며 하루 종일 학교에서 메리만 기리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하교 시간에 맞춰 마중을 나오는 메리의 반김은 없었습니다.
며칠동안 그 녀석 때문에 밥맛도 숙제도 할 생각 없이 나를 미치게 만드는데,,,
와~이게, 사랑, 무서운 겁디다. 함부로 할게 아닙니다요.
그러니까 이리 좋기도 아쉽기도 하는 사랑,
아니, 사랑이 없었다면 역사도 인류도 나도 너도 엄니도 아부지도 없었을
이리 소중한 사랑이 순간 이렇게 원망해 질 수도 있구나,를
유년시절 때 알고 나서 지금까지 동물이란 동물은 키워 본 사실이 없어요.
("나"라는 짐승=중생도 감당하기 어려운 몸뚱이 하나도 싫을 때가 많지만 운명이라 치자)
그 대신 온갖 풀, 나무들은 유일한 나의 벗이 되어 지금도
베란다와 방의 구석마다 새록새록 초롱초롱 빛나는 잎사귀들이 나를 기쁘게 하지요.
나무와 풀, 그리고 꽃들을 얼마나 좋아한가는 글을 통해서도 알 것 입니다.
며칠 동안 집을 비우면 그 녀석들은 대번에 나를 기다리는 표시가 역역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즐겁게 해주는 녀석들이 있어 좋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개보다도 의리가, 신의가, 정이,사랑이 없는건가요.
사람들은 왜, 말 못하는 나무와 풀, 꽃, 동물보다도.,,,,,,,,,
*그 당시는 병든 개도 팔아 가용에 쓰고 사람이 먹어도 괜찮았는가 봅니다,
환경에 따라 사람의 오장육부도 달라지겠지요,
요즘도 나쁜 장사치들은 이런 일을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한다지만,
그러다가 감옥에 간다치면 재수가 없어서 혼자만 잡혀 간다는 헛소리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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