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제사 -오봉옥/초록잎새- 꼬막손 돌이가 진달래 한아름 꺾어와선 상 위에 사알짝 내려놓더니 아버질 보네요 까만 너털웃음으로 여기저기 굽어보는 낡은 사진을 보네요 읍내 나간 누이야 연탄 똥구멍에 사내끼 묶어 들고 와선 밑불을 지피더니 명태를 뒤적거리고요 어머닌 쌀 한 주먹 얻으러 갔지요 그래요 오늘만은 쌀밥을 한다지요 보리쌀 밑에 깔고 쌀 한줌 우에 얹어 쌀밥 한 그릇은 만든다지요 산달에 슬슬 먼발치서 떠서는 어디 보자 어디 보자 구석구석 어둠을 몰아내네요 도둑놈순사잡기 놀이에 정신없는 아이들이야 서로 먼저 순사를 잡겠다고 난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