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풀이 밭에 퍼지기 시작하면 농사를 망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워낙 번식력이 좋아서 농부들이 가장 싫어하는 꽃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란 꽃술을 흰꽃잎이 둘러싼 모양이 계란후라이 같죠. 개살구, 개나리, 개별꽃 등, 앞에 "개"자 들어가는 꽃들이 모두 깜찍하듯이... 우리나라 토종 식물로 착각할 만큼 전국에 많이 퍼져있지만 북미가 고향인 귀화종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토종 식물들을 밀어내고 왕성하게 번식했습니다. ![]() - 안 도현 - 눈치코치 없이 아무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 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이 늦여름 한때 눈물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 것 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 - 이상훈 - 길섶 가난한 잡초들 속에 개 같은 인생으로 서서 찬 이슬, 강아지 똥에도 행복한 목숨 낫이 날카로울수록 더욱 더 가지가 벌고 뽑힐수록 뿌리를 뻗어 악문 입술 사이로 겨우 밥풀 같은 꽃을 피우면 또 하나 허기진 낫이 달려와 허리를 꺾어 척박한 땅에 다시 가난으로 남는 목숨 개망초 ![]() - 이향아 - 칠월 들판에는 개망초꽃 핀다. 개살구와 개꿈과 개떡과 개판. `개'자로 시작하는 헛되고 헛된 것 중 `개'자로 시작되는 슬픈 야생의 풀꽃도 있습니다. `개망초'라는. 복더위 하늘 밑 아무 데서나 버려진 빈 터 허드레 땅에 개망초꽃 여럿이서 피어나고 있다. 나도 꽃, 나도 꽃, 잊지 말라고. 한두 해, 영원살이 풀씨를 맺고 있다. 개망초 지고 있는 들 끝에서는 지평선이 낮게 낮게 흔들리고 있을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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