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와 빤쓰 / 손현숙
외출을 할 때는 뱀이 허물을 벗듯 우선 빤쓰부터 벗어야 한다 고무줄이 약간 늘어나 불편하지만, 편안하지만, 그래서 빤쓰지만 땡땡이 물무늬 빤쓰 집구석용 푸르댕댕 빤쓰는 벗어버리고 레이스팬티로 갈아입어야 한다 앙증맞고 맛있는 꽃무늬팬티 두 다리에 살살 끼우면 약간 마음이 간지럽고 살이 나풀댄다 나는 다시 우아하고 예쁜 레이스공주 밖에서 느닷없이 교통사고라도 당한다면 세상에, 땡땡이 빤쓰인 채로 공개되면 어쩌나 비싼 쎄콤장치로 만약의 위험에 대비하듯 유명 라펠라 팬티로 단단한 무장을 한다 오늘 바람이라도 살랑, 불라치면 혹시라도 치마가 팔랑, 뒤집힌다면 나 죽어도 꽃무늬 레이스로 들키고 싶다
발 1 / 손현숙
1
아가의 발을 좇아 횡단보도 초록불의 깜박임을 건넌다.
2
3 상주에서 보은으로 가는 34번 국도변에
애지 (2003. 겨울) 사진 - 최민식
1959년 서울 출생. 신구대학 사진과와 한국예술 신학대학 문창과 졸업. '국풍'사진공모 수상, '평사리문학상' 수상. 2002년 시집 <너를 훔친다> 문학사상사
출처-내 영혼의 깊은 곳(네이버) |
'詩가 있는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젖은 낙엽/박정원 (0) | 2007.11.02 |
---|---|
2007년 제16회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작/전형철 (0) | 2007.10.22 |
[스크랩] 별/신용목 (0) | 2007.10.17 |
[스크랩] 최금녀/ 순장을 시킬까 -현대시학2007년9월호특집시 (0) | 2007.10.16 |
창고 대(大)개방/방수진/중앙일보 신인 문학상 (0) | 2007.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