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스크랩] 최금녀/ 순장을 시킬까 -현대시학2007년9월호특집시

길가다/언젠가는 2007. 10. 1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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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금녀


내 서고에는 내가 수집한 미녀들

오천명도 넘는다

팔등신 그녀들의 빛깔과 향기에 취해

긴 밤을 바친 적도 많았지만

품어주지 못한 미녀들

미이라처럼 말라간다


어느 미녀는

외간과 눈 맞아 소리없이 사라졌다

보쌈 당해 가기도 했다


이름도 없이

한 세월을 바치다가

무덤까지 따라간

파라오의 왕비들처럼

저 미녀들 이름없는

내 무덤에 순장을 시킨다?


출처 : 최금녀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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