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이끼 / 나희덕

길가다/언젠가는 2006. 5. 19. 12:45

이끼 / 나희덕

 

 

그 물들

그냥 흘러간 게 아니었구나

 

닳아지는 살 대신

그가 입혀 주고 떠나간

 

푸른 옷 한 벌

 

내 단단한 얼굴 위로

내리치며 때로 어루만지며 지나간

분노와 사랑의 흔적

 

물 속에서만 자라나는

물 속에서만 아프지 않은

 

푸른 옷 한 벌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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