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앞에선
아들 앞에선 말이 적어야 한다
혹시, 이 애비의 속셈 들키지나 않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행동도 적어야 한다
무의식에 튕겨 나온 못된 습(習)이 묻어
습이 전염될까 무섭기도 때문이다 삼백 예순 날,
양수에 갇혀 간신히 견디고서
알 수 없는 길에서 묻혀 온 가시덤플 헤치기라도 하는 듯
억세게도 울었다
사방을 두리벙 거리다 미소도 만들었는데
며칠 전에는 무슨 소린가 옹알대더니 엄 마, 아 빠 빠, 소리를 뱉어내는데
분명, 기쁨 속에 두려움으로 다가 선 토막말이었는데
-87,무등골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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