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흘린흰소리

[스크랩] 이렇게 살았으면-장진영

길가다/언젠가는 2006. 4. 7. 22:21

      이렇게 살았으면 -장진영- 어느 포수의 눈총 받아 추락하는 새의 가슴 안고 같은 아픔으로 울어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루 종일 주인의 뜻을 받아 죽은 벌레의 깃털을 나르는 개미의 길섶에서 한 줌의 유언을 얘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어젯밤, 꿈자리 좋아 구겨진 지폐를 입에 물고 복권의 뒷장을 어루만지다 며칠의 들뜬 시간으로나마 서로 사랑했으면 길가에 헛웃음 치며 밤을 잃은 소녀와 밤새 불러본 노래 속에 한을 실어도 좋으련만 한 뼘도 안 된 애환의 녹슨 땅은 억새풀이 한창인데 그 아래, 빛바랜 기억 걸고 이렇게 살아도 좋겠다
      출처 : e 시인회의
      글쓴이 : 미소 원글보기
      메모 :

    '길가다흘린흰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 앞에선  (0) 2006.05.06
    난, 자네의 이름을 아직도 모르네  (0) 2006.04.22
    개나리  (0) 2006.03.18
    [스크랩] 눈 길/진영  (0) 2006.02.18
    [스크랩] 겨울 들판/진영  (0) 200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