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그 강에 가고 싶다/김용택

길가다/언젠가는 2006. 4. 12. 21:58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는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은 때로 나를 따라와 머물다가
멀리 간다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언제나 떠나고픈 마음

그것이 산 짐승의 마음인가 보다

 

더 이상 오지 않을것을 알았기에

산을 뒤로두고 강따라 흐르고

 

그래도 그리우면 비되어 산 허리를 적시다가

다시 그렇게 흘러가는것이 인생인가보다

 

이젠 긴 기다림 벗어버리고

떠날채비를 해야할 나이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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