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 / 권순자
통나무집 천장과 벽
옹이들이 별처럼 붙어 있다
내 몸 안에 숨었던 크고 작은 멍 자리
불거져 나와 검게 빛나고 있다
그늘마다 깊이 남아
곪았던 환부들이
어느새 몸의 일부가 되어
목질의 하늘에 박혀 빛나고 있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 찢겨진 날개
햇살도 아팠고
바람도 아팠던 시간
그 어떤 좋은 말들도 위로가 되지 못했던 시간이
찬비에 젖었다가
열기에 마르다가
끝내 자신을 단단히 봉해버린 무늬가 되었다
삶의 고비 닥칠 때마다
검게 타들어갔던 혈흔들의 독백 무늬
전신이 절개된 울음들로
고스란히 스스로를 완성해대고 있다
(현대시학 2006년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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