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흘린흰소리

[스크랩] 겨울 들판/진영

길가다/언젠가는 2006. 2. 17. 20:00

 

 

 

                        

겨울 들판



주인 잃은 들판 위에 바람만이 노니는데

한가롭다

까마귀 떼 쉬어가는 마당으로 넘겨주고


늙은 부부 모질게도 가난하여서

가난하여서

일구었던 땅이었거만

천년을 하루같이 허허벌판 바라보며

한숨 나르는 오늘인데


간난의 눈물 짜낸 보따리 챙겨

등졌던 순아,

빌딩의 늪에 묻혀 잊었으리라마는


고향 산촌 넝쿨은 가닥을 틀어

접동새 노닐던 뒷산 묵은 둥지엔 노래가 있어.

 

                                              01-끼리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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