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살다가 보면/이근배

길가다/언젠가는 2009. 9. 5. 01:05

 

 

 

   살다가 보면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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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의 시가 우리의 인생을 어머니처럼 위안해줄 때가 있다. 이 시가 그렇다. 후회할 시간조차 놓쳐버린

지금, 이 시를 가슴에 품는다. 나도 넘어지지 않아야 할 때 넘어지고 떠나보내지 않아야 할 때 떠나보내

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처럼 울 때가 있었다. [정호승 <시인>]

 

 

이근배 시인

1940년 충남 당진 출생
1960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그 해 시집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를 펴냄
196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196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196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196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196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와 시조 당선
1963년 문화공보부 신인예술상 시, 시조 2개 부문을 수상
1964년 시「노래여 노래여」로 문화공보부예술상 문학부 특상 수상
1964년 시 동인지 <신춘시(新春詩)> 동인에 참가하는 등 60년대 시단의 새 깃발을 듬
1967 도서출판 「중앙출판공사」초대 편집장
1973년 한국시조시인협회장 역임. 1976년 <한국문학> 주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시인협회 상임위원,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역임
월간 <한국문학>발행인 겸 주간, 계간 <민족과 문학>주간을 역임
한국문학작가상, 중앙시조대상, 육당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수상.
1984년 1月~12月까지 한국일보에 장편서사시 <한강> 연재 출판함.
현재 재능대학 교수, 재능시낭송협회 고문
서울예술전문대학.추계예술대학.중앙대학교 등에서 시창작 강의중
시집으로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 <노래여 노래여>,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시조집 <동해 바닷 속의 돌거북이 하는 말>
장편서사시집 <한강(漢江)>,수필집 <시가 있는 국토기행 1>,
<시가 있는 국토기행 2>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