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남님이 #장진영님과 함께 있습니다. 1일 · 햇밤을 거두다 / 장진영 6월의 산중에는 비릿한 밤꽃 향기 한창이다 산새들도 욕정의 끈을 풀고 울어대는 밤이다 달빛에도 화끈 달아오른 그녀... 공기보다 가볍게 풀밭에 눕는다 식어가는 별빛이라도 삼켜야 했다 꽃이 진다 꽃진 자리마다 열녀문은 열리고 꽃잎 사이 떨치고 간 머리칼은 몸을 엮었다 바람에도 다칠세라 두꺼운 가시 덫도 세웠다 산고의 여름 가고 9월이 몸을 푼다 신음소리에 숲도 새들도 잔뜩 긴장한다 가늘게 벌어진 자궁문을 젖히고 툭,툭, 바람난 장끼도 깃을 접는다 바람도 숨고르며 양수의 골을 쓰다듬는다 순산이다 동자승 머리통처럼 잘 여문 자식들이다 살갗 비비며 간난했던 한 여름 애기 망태기엔 가득한데 잴 걸음도 없이 잿밥 아래 제물로 보내야 할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