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음악산책 |
혼을 다해
절박하게 부르는 소리꾼 장사익 ![]() 가수라기보다는 소리꾼으로 더 많이 불리는 장사익! 노래 한 곡을 제대로 부르려면 최소 천 번은 불러봐야 한다고 말하는 장사익! 그는 그렇게 해서 우리에게 ‘찔레꽃’을 선사했다. 장사익이 소리를 하게 된 과정은 이러했다. 먹고사는 문제로 시달리던 그의 고된 삶이 30대를 막 넘어섰을 때, 살다살다 지쳐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왔다는 절절한 느낌이 가슴에 메아리치던 순간, 그의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숨결로 다가온 게 어린 시절 불던 태평소 소리였다. 그래서 음악을 다시 하고 싶어 단소와 태평소를 다시금 배운다. 그리고 10년을 훨씬 넘긴 1993년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한다. 뒤이어 94년 임동창이 음악감독과 피아노로 참여한 장사익의 첫 앨범 〈하늘 가는 길〉이 출반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새 길로 들어선다.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음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열정과 순정을 세상을 위해 바쳤는가를, 또한 얼마나 남다른 자신만의 소리철학을 가지고 있었는가를 알 수 있다. “지는 이 사회에서 나름대로 경험해온 여러 것들, 내 인생 얘기를 풀어낸다 하는 심정으루, 증말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 담아 0.001초 절박하게 불러유. 그냥 유명 가수가 박자 맞춰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니께 단어 하나 하나에 엄청난, 생생한 느낌과 공력을 담아서, 지 노래에 그런 게 있는 건 사실이에유.”
‘절박하게 부른다’는 그 한 마디. 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만큼은 내 모든 정성과 피를 다 토해낸다는 생각으로 그 ‘찰나’에 몰입한다는 장사익! 그의 이 말은, 그야말로 생애의 고통의 시기를 수십 번도 더 넘긴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영혼의 울림이요, 그가 얼마나 이 세상과 자신의 청중을 끔찍이도 사랑하는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욕심 없는 순심(順心)과 남 잘 되게 하려는 상생(相生)의 마음으로 자연과 함께 벗삼아 가장 ‘평범한’ 인간이기를 고집하며 살아온 그. 거짓으로 덧입히고 꾸며서 ‘겉으로만 번지르한’ 삶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인생을 다 펼쳐 내보여야 한다는 그만의 철학이 있었기에, 아마도 지금과 같은 ‘자연스러운’ 성공도 따르지 않았을까. 안경전(安耕田) 종정(宗正)님께서는 소리가 인간 삶과 천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렇게 고귀한 도훈을 들려주셨다. “모든 인간은 소리의 세계에 눈을 떠야 한다. 율려(律呂)의 조화세계, 예(禮)와 악(樂)의 음양적 세계에 동시에 눈을 떠야 한다. 소리는 모든 만유의 생명의 의식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물질의 구조까지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소리를 통해서 의식이 변하고 굳어지며 밝아진다.” 우주의 모든 만유생명의 소리를 들어주고 그들의 맥박과 함께 살아 숨쉬면서 동시에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천지조화의 율려! 그 율려의 세계로 나를 인도해주는 태을주(太乙呪)를 맘에 되뇌며, 장사익 씨의 영혼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네 본다. “사람들의 영혼에 감동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그런 노래, 삶과 같이 호흡하는 살아있는 노래, 앞으로도 많이 불러주세요!” 장사익 “나는 이렇게 노래불러유” “내 노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있는 슬픔덩어리를 끄집어내 풀어보자는 거지유. 그들과 함께 울어버리면 개운해져요. 내가 보기에 열 사람 중 아홉 사람은 슬픈 사람이구만유.” “시를 좋아하는데 그냥 읊조리다가 감정이 시키는 대로 길게 짧게 올리고 내리고 가락을 넣다보면 노래가 되요. 한 번 해보세유. 사람들은 그걸 새롭다고 하지만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할머니가 아기를 재우며 자장자장 하다가 중얼중얼 남편 욕도 하는 그런 읊조림을 엮는 거지요.” “죽자고 고음을 내지를 땐 눈앞에 별이 반짝반짝하는데 늙어서도 그런 소리가 나올 지 그게 제일 걱정이네요. 그게 빠지면 내 노래는 거짓이 되거든요.” (2000년 2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중에서) ![]() ● 1집 〈하늘 가는 길〉 (1995) 찔레꽃|귀가|국밥집에서|꽃|섬|님은 먼곳에|하늘 가는 길| 빛과 그림자|열아홉 순정|봄비 ● 2집 〈기침〉 (1997) 기침|삼식이|민들레|뜨거운 침묵|아리랑|귀가|비내리는 고모령|대전 블루스|나 무엇이 될까하니 ● 3집 〈허허바다〉 (2000) 파도|웃은죄|나그네|반달|사랑굿|허허바다|동백아가씨|타향살이|댄서의 순정 ● 4집 〈꿈꾸는 세상〉 (2003) 여행|아버지|꿈꾸는 세상|사랑니 뽑던 날|낙화|찔레꽃|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애수의 네온가|꿈속|아리랑 |
장사익 노래 모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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