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 가는 이름이여
아버지의 이름으로, 어머니의 이름으로, 대통령의 이름으로, 혹은 시인의 이름으로
다 똑같은 이름표인 줄만 알았다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등수 매기기에 흥미를 느꼈던가,
어느 날, 똑똑히 적힌 숫자로 성적표가 날아왔다, 그때부터 일 등 하기에 여념 없다가
도주하기도,목매달기도,감옥으로 끌려가는 것을,
망가지는 아버지로, 졸부로, 대통령으로 추락하는 모습도
슬픈 회상의 그림자 안고, 구겨진 성적표 겉장에 먹물로 적힌 몸부림 끝에 멍든
눈물도 난 보았다,
[03-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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