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김행숙
왜 나는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들까?
햇빛이 비치면
왜 나는 가난한 집 아이로 태어났을까?
눈사람은 좋겠다.
시간이 펑펑 남아도네. 눈보라처럼 어지럽게 아이들은 자라고 눈사람은 점점점 작아진다. 눈사람이 작아졌다! 엄마가 죽었다. 내가 예뻐지기 시작했을 때 아버지가 죽었다. 눈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 때문에 나는 점점 이상해진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자세히 좀 말해줄래? 요즘은 거울도 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 나는 아직 남아있는데 마치 다 녹았다는 듯이.
내 눈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마치 찬장에서 설탕이나 기름병이 사라졌다는 듯이
사소하게
나는 시장에 간다
<현대시 2007년 1월호>
약력
1970년 서울 출생 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사춘기(2003년). 이별의 능력(2007년).
2007년 미당문학상 후보작 ‘눈사람’ 외 18편
출처 : e 시인회의
글쓴이 : 미소 원글보기
메모 :
'알기房(문학외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⑦-손택수[중앙일보] (0) | 2007.08.24 |
---|---|
[스크랩] 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⑥-문인수 [중앙일보] (0) | 2007.08.24 |
[스크랩] 2007년 미당문학상 지상중계4/섬말 시편-갯골에서/김신용 (0) | 2007.08.24 |
[스크랩] 제 7회 미당문학상 지상중계 3 / 어머니의 명주 -김명인 (0) | 2007.08.24 |
[스크랩] 제 7회 미당문학상 지상중계 2 / 주저흔-김경주 (0) | 2007.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