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회 미당문학상 후보작 3 (심해 물고기 / 김명인) | |
심해 물고기/ 김명인 구름에 걸터앉아 심해 낚시꾼들이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눈높이까지 꼬리를 치렁대면서 흥건하게 퍼덕거림을 쏟아놓는 저 물고기 찢긴 아가미 사이로 피도 조금 내비치고 있다 심해는 어떤 빛조차 스며들지 않는다는데 어떻게 잡혔을까 발광의 몸 둥글게 말아 천 길 캄캄한 무덤 사이로 고요히 헤엄쳐 다녔을 저 물고기 수압을 견딘 무거운 납의(納衣)를 벗고 한 번도 들어올려보지 못한 듯 천근 공기를 밀치고 있다 심해는 크고 작은 운석의 산실이어서 두터운 고무옷 껴입고 머리에 천뢰를 두른 잠수부들도 다녀올 수 없는 천심(千心) 물고기 한 마리가 하늘 길이로 끌고 간다 서슬 푸른 비늘 한 잎 꽂아두려고 저 물고기 천애(天涯) 위로 솟구쳐 오르는 것일까 (문예중앙 2004년 겨울호 발표) #김명인 약력# *1946년 경북 울진 출생 * 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동두천>(79년), <물 건너는 사람> (92년), <푸른 강아지와 놀다>(94년), <바다의 아코디언> (2002년)등 다수 *김달진 문학상(92년) 소월시문학상(92년) 동서문학상(95년) 현대문학상(2000년) 이산문학상(2001년) *미당문학상 후보작 '심해 물고기' 외 10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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