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봐야 한 해에 한 두 번이나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착각의 시작 작가회-란 이름을 걸고 만났다, 처음 본 얼굴도 새겼다,
10여년 멀다 하루같이 변함없는 벗님도 중년의 주름살 가림 없이 서로를 읽었다, 산일 품팔이에 쫓겨 사는 나에게도 이런 시공이 이었기에 좋았다, 다행히도 운영진의 계획표 덕택이었다, 무주 장수 진안의 행로, 옛 같으면 오지도 오살나게 깊고 간난 했던 산골의 무진장, 세상의 감금지로나 적지인 무진장, 혹여 순사나 관리가 이곳으로 발령을 받는다 치면 오매 나 디졌다 하며 곡을 풀었던 어둠의 땅, 그러나 우리의 만남은 환하기만 했다, 눈 부셨다,
길가다 만난 사람들, 시절인연이 맞닥드렸다, 나에게는 만남이 맛남으로 기억되었다, 순간 아른거림이 밀려들어 집으로 오는 언덕길에 멈췄다, 잠깐이나마 주인의 행세를 틀고 머물렀던 빈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혹여 새기고간 문신의 자국이나 지문의 흔적을 찾았다, 나의 눈은 멀다, 멀리도 썰물처럼 휩쓸려 가벼렸다, 착각속에 묻혀진 환상이나 망상인 것 같기도 하다, 그때의 한 시절 주인들은 아무도 없다,
4. 5 백 풍파를 견디고 살아왔다, 큰 상처의 흔적이 확연하다, 허기야 먼 조선의 5. 6백 년 풍파가 오죽했을까, 서로 밀고 땅기면서 잔머리에 죽고 제 꾀에 꿰어 귀향에다 객사의 혼귀는 지금도 여전한데... 그대의 세월 앞에 나의 숫자는 점이겠다, 한 점의 세월도 세월이라고 나에게도 크게도 아팠다, 죽을 뻔 했다, 그대의 자리를 내어준 산과 그늘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맛남의 만남으로 그림을 적는다,
이것이 바로 길가다 맛남이다, 우리의 맛남은 더 진해야겠다, 단 하루가 됐든 이틀이 됐든 더 맛나게 만나야 한다, 푼수의 오지럎도 좋다, 깊을수록 아름답다, 세상의 쓴맛단맛신맛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 다 삼키고 토하기를 골백번, 그러기에 징하게 아름답게 읽힐 수 있는 것이다, 일 년에 단 한 두 번이라도 말이다, 더 둥글고 크게 원을 그리고 돌아보기로 하자, 부르기도 하자, 온갖 사념일랑 큰 원통속에 넣어 태우기로 하자, 더 크게 부르고 안아주기로 하자, 이 모든 것을 착각이 아닌 가슴으로 얘기하는 사랑이라 이름 짖기로 하자,
채규판 교수-저의 학창시절 은사님, 시의 시작이기도...
착각의시학 주간-김경수 시인, 평론가
이늦닢 시인
김도연 시인
이삭빛 시인
길가다 흰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