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꽃길에서
유승한
성북동 깊은 골 조그만 사찰 하나
절 지키는 사천왕도 소원 비는 석탑도
법당에 단청도 없는 절
승보사찰 송광사의 작은 옛이름
길상사에서 따왔나요
절 이름이 길상사네요
여인들의 웃음소리
사각거리는 옷자락 소리
옛시절 한때,
진탕한 권주가로
밤이면 화려했던 야화(野花)들의 향연장
이제는 연꽃 향 가득한
스님들의 가람되어
목탁소리 불경소리
참선객들 끊이지 않네요
넓지 않은 도량에 흰 눈이 쌓이는 날
백석 시인
당나귀 타고 찾아 와
하얗게 쌓인 눈 위에
나타샤를 위한 시 한 수 남겨 놓아요
매미들의 독경소리 끊이질 않는
장맛비 그친 한여름에
길상사에 가시거든
선운사 동백꽃 처럼 못 다한 사랑의 한
낙화되어 꽃물들인 능소화를 밝히세요.
출처 : 착각의 시학(종합문예지)
글쓴이 : 길가다/장진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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