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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라 하자/ 장 진영
시인이란, 좁쌀 가슴으로나마 사랑할 것이 너무 많아 심장이 타기도 술에 쩌들다 간이
굳고 말라 비틀어져 죽기도 하는 끝머리에 매달린 몸부림 일지도 모른다,
시인이란 별다른 뜻이 있어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혹여, 하늘과 땅이 마르고
네가 내가 가슴앓이 패다 어디론가 증발해 버릴까 봐, 밤 사르는 것이다,
시인이란 별다른 백이 있어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셈 허허 털고 바깥세상 읽다,
어머니 자궁에서 빚어 낸 벌레의 시늉으로 바동대는 모습 가엾기도 해, 오늘도 숨죽여
노래하는 것뿐이다, 어둠이 옷을 벗은 새벽 길옆 산부인가 창 너머, 새댁의 마지막
이슬일지도 모를 땀방울 밑으로 들리는 첫 울음소리가 있었다, 모두에게 뱉는 절규라 하자,
귀멀미에 시달리다 나의 귀는 멀어져 간다.
<05년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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