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백석

길가다/언젠가는 2007. 11. 23. 23:58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대표작 : 모닥불, 여승, 주막, 적승, 흰밤

 

 


 

백석

1912년 평안북도 정주 출생,

1935년 시"정주성"을 발표하여 시인으로 등단,

1936년 "사슴"을 100부 한정판으로 출간

1945년 해방 이후 신의주를 통해 고향으로 돌아옴,

1958년 "사회주의적 도덕에 대한 단상" 발표. 부르조아 잔재에 대한 비판이 제게되면서 작품활동 위축

1962년 10월 무렵 북한의 문화계 전반에 내려진 복고주의에 대한 비판과 연관되어 일체의 창작활동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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