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별똥별의 비밀 -오봉옥//詩낭송-민경남

길가다/언젠가는 2006. 5. 19. 19:34

낭송시(별똥별의 비밀 /오봉옥)

 

 


별똥별의 비밀 /오봉옥
              시낭송/민경남
별이 있었다 누가 어쩌다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길을 잃었는지도 몰랐다
(내 곁엔 늘 그 계집애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있었다)
한사코 땅을 내려다보았다 두고 온 그 무엇이 발목을 잡고 있는지도 몰랐
다
(온종일 맴돌며 저 혼자서 설레는 아이였다)
겹겹 어둠 속 밝히며 긴 겨울을 녹이고 있었다
(어둑발이 내려도 나만을 더듬고 있었다)
고달픈 등불 그만 끄고 겨우내 돌아본 그 쑥굴헝 속으로 스며들고 싶었다
(내 살내음에 취해 오래오래 자고 싶었던 것일까)
다시 천길 허공에 필생을 던졌다 별똥별이었다
(사실은 그애의 눈물이었다)
사람들 마구 달려갔다
(난 그저 긴 꼬리를 보았을 뿐이었다)
서로 먼저 주워 제 가슴에 품고자 했다
(여섯 살짜리 계집애 둘이서 서로 각시가 되겠다고 난리를 치던 날이었다)
허나 별똥별을 삼킨 건 거대한 자궁이었다 그 비밀의 입은 가만가만 오물
거렸다
(저녁 끼니때도 모름 어떡해? 엄니는 내 귀를 낚아채 질질 끌고 갔다)
출렁출렁, 저 세상의 길들이 다시금 거기서 시작되었다
(세상에 이런 허망함 없었다 그 애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