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나비와 광장/김규동

길가다/언젠가는 2006. 3. 3. 14:44
지금 여기에 피어나는 화려한 꽃은
먼 과거 절망의 파편 속에서 꾸어졌던 꿈일 테지요.


       





나비와 광장-----------------------------------김규동




현기증나는 활주로의
최후의 절정에서 흰 나비는
돌진의 방향을 잊어버리고
피 묻은 육체의 파편들을 굽어본다.

기계처럼 작열한 심장을 축일
한 모금 샘물도 없는 허망한 광장에서
어린 나비의 안막을 차단하는 건
투명한 광선의 바다 뿐이었기에-

진공의 해안에서처럼 과묵한 묘지 사이사이
숨가쁜 Z기의 백선과 이동하는 계절 속
불길처럼 일어나는 인광燐光의 조수에 밀려
흰 나비는 말없이 이즈러진 날개를 파닥거린다.

하얀 미래의 어느 지점에
아름다운 영토는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푸르른 활주로의 어느 지표에
화려한 희망은 피고 있는 것일까.

신도 기적도 이미
승천하여버린 지 오랜 유역-
그 어느 마지막 종점을 향하여 흰 나비는
또 한 번 스스로의 신화와 더불어 대결하여 본다.




*시-시와 사람 봄호에서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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