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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언젠가는
2006. 1. 14. 21:37
계간 ‘파라21’ 주요코드·문제점 분석
한국시는 문학의 내적인 불황과 외적인 사회 불황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여전히 폭발적인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시 전체를 움직이고 끌어가고 있는 코드들은 무엇일까. 이번주중에 출간될 문학 계간지 ‘파라21’은 ‘한국시의 현재’라는 특집을 통해, 우리 시의 핵심 코드들을 분석, 우리시 전체를 조망했다. 평론가 최현식, 김수이, 김진수, 권혁웅씨 등이 참여한 특집은 결론적으로 우리 시의 핵심 코드를 일상성, 신서정, 가짜 자연으로의 복귀, 부재하는 실재, 언어실험 그리고 아마추어리즘의 함정 등으로 정리했다. 이 코드들은 예민하게 세상과 존재를 감지하는 시인들이 지금 세상과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고, 소통하는가를 드러내는 것으로 ‘시’라는 특정 장르를 넘어 우리를 둘러싼 지금, 이 세상에 대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일상성과 신서정〓평론가 최현식씨는 비평 ‘오늘의 시와 일상성의 문제’에서 일상성을 90년대 이후 우리시에 나타난 가장 큰 주제로 꼽았다.
이는 이념의 붕괴와 자본주의의 전면화로 이전까지 거대담론에 가려 조명받지 못했던 일상, 개인, 미시사의 부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최씨는 시에서 일상의 미학은 90년대를 전후해 등단, 처음부터 거대담론의 세례를 받지 않았던 시인 김기택, 장석남, 허수경, 나희덕씨 등에 의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평론가 김진수씨는 “세련된 언어로 포획한 일상의 감각, 정교한 서정, 이념에 억눌렸던 서정성의 복귀는 중요한 결실이지만 이는 동시에 시에 대한 자의식없는 유사 서정시를 양산함으로써 우리 시를 빈사상태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연과 매트릭스〓평론가 김수이씨는 ‘자연의 매트릭스에 갇힌 서정시’에서 90년대를 넘어서면서 우리 시인들이 대거 귀의한 자연의 문제를 집중분석했다. 김씨는 90년대 들어 사회전체에서 개인, 일상, 욕망 등 미시적인 항목이 호출되면서 시에서는 서정을 복귀하려는 노력이 이뤄졌고 이는 이데올로기에 밀려 소외됐던 자연을 불러오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시인 황동규, 송수권, 안도현, 손택수씨 등을 자연으로 복귀한 시인들로 꼽았다. 하지만 김씨는 시인들이 불러온 자연은 현실에 존재하는 자연이 아니라 실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로서의 자연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자연은 그저 아름답고, 동화적인 세계이며 삶의 고통과 번민이 휘발된 장소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자연이 아니라 매트릭스로서의 자연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결국 시에 나타난 자연은 단순히 미학적 관점에 그쳤고, 현실인식부재, 미학적 협소함, 철학적 질문의 빈곤으로 이어졌고, 결국 우리 시의 불구성으로 귀결됐다고 결론지었다.
◈부재하는 의미와 언어실험〓평론가 김진수씨는 ‘우리시의 언어적 탐색과 실험의 측면’에서 현재 한국시는 실재없고, 중심없고, 필연보다 우연에 지배되는 포스트모던한 환경속에서 전통적인 의미구조를 해체한뒤 의미가 아닌 형식, 즉 다양한 언어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인 장정일, 유하, 함성호씨의 경우 텍스트자체의 통사론적 구조와 의미를 의도적으로 분열시키고 경쾌한 요설과 위트, 패러디, 블랙유머를 사용했고, 시인 김혜순씨 등 여성시인들은 기존의 여성적 서정과 서정적 시어들을 전복시키면서 끊임없이 언어적 탐색과 실험의 최전선을 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마추어리즘과 새로운 전범〓평론가 권혁웅씨는 ‘우리 시의 아마추어리즘과 관련하여’라는 글을 통해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기존의 방식과 시어를 모방하는 아마추어리즘이 시민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0년대이후 지금까지 새로운 시적 미학과 시어를 도입, 전범을 만든 케이스들을 소개한뒤, 이같은 낯선 전범의 출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80년대 시인 황지우씨는 ‘생’이라는 시어를, 90년대 기형도 시인은 ‘기억과 추억’이라는 시어를, 최승자 시인은 ‘매독, 뇌수, 골수’라는 시어를 우리시에 새롭게 보탰고, 이성복 시인은 시공간을 건너뛰는 자유로운 연상방식, 김명인 시인은 다채로운 술어의 사용을 통한 우리말의 가능성을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문화일보 11/15 최현미기자>
한국시는 문학의 내적인 불황과 외적인 사회 불황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여전히 폭발적인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시 전체를 움직이고 끌어가고 있는 코드들은 무엇일까. 이번주중에 출간될 문학 계간지 ‘파라21’은 ‘한국시의 현재’라는 특집을 통해, 우리 시의 핵심 코드들을 분석, 우리시 전체를 조망했다. 평론가 최현식, 김수이, 김진수, 권혁웅씨 등이 참여한 특집은 결론적으로 우리 시의 핵심 코드를 일상성, 신서정, 가짜 자연으로의 복귀, 부재하는 실재, 언어실험 그리고 아마추어리즘의 함정 등으로 정리했다. 이 코드들은 예민하게 세상과 존재를 감지하는 시인들이 지금 세상과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고, 소통하는가를 드러내는 것으로 ‘시’라는 특정 장르를 넘어 우리를 둘러싼 지금, 이 세상에 대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일상성과 신서정〓평론가 최현식씨는 비평 ‘오늘의 시와 일상성의 문제’에서 일상성을 90년대 이후 우리시에 나타난 가장 큰 주제로 꼽았다.
이는 이념의 붕괴와 자본주의의 전면화로 이전까지 거대담론에 가려 조명받지 못했던 일상, 개인, 미시사의 부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최씨는 시에서 일상의 미학은 90년대를 전후해 등단, 처음부터 거대담론의 세례를 받지 않았던 시인 김기택, 장석남, 허수경, 나희덕씨 등에 의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평론가 김진수씨는 “세련된 언어로 포획한 일상의 감각, 정교한 서정, 이념에 억눌렸던 서정성의 복귀는 중요한 결실이지만 이는 동시에 시에 대한 자의식없는 유사 서정시를 양산함으로써 우리 시를 빈사상태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연과 매트릭스〓평론가 김수이씨는 ‘자연의 매트릭스에 갇힌 서정시’에서 90년대를 넘어서면서 우리 시인들이 대거 귀의한 자연의 문제를 집중분석했다. 김씨는 90년대 들어 사회전체에서 개인, 일상, 욕망 등 미시적인 항목이 호출되면서 시에서는 서정을 복귀하려는 노력이 이뤄졌고 이는 이데올로기에 밀려 소외됐던 자연을 불러오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시인 황동규, 송수권, 안도현, 손택수씨 등을 자연으로 복귀한 시인들로 꼽았다. 하지만 김씨는 시인들이 불러온 자연은 현실에 존재하는 자연이 아니라 실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로서의 자연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자연은 그저 아름답고, 동화적인 세계이며 삶의 고통과 번민이 휘발된 장소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자연이 아니라 매트릭스로서의 자연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결국 시에 나타난 자연은 단순히 미학적 관점에 그쳤고, 현실인식부재, 미학적 협소함, 철학적 질문의 빈곤으로 이어졌고, 결국 우리 시의 불구성으로 귀결됐다고 결론지었다.
◈부재하는 의미와 언어실험〓평론가 김진수씨는 ‘우리시의 언어적 탐색과 실험의 측면’에서 현재 한국시는 실재없고, 중심없고, 필연보다 우연에 지배되는 포스트모던한 환경속에서 전통적인 의미구조를 해체한뒤 의미가 아닌 형식, 즉 다양한 언어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인 장정일, 유하, 함성호씨의 경우 텍스트자체의 통사론적 구조와 의미를 의도적으로 분열시키고 경쾌한 요설과 위트, 패러디, 블랙유머를 사용했고, 시인 김혜순씨 등 여성시인들은 기존의 여성적 서정과 서정적 시어들을 전복시키면서 끊임없이 언어적 탐색과 실험의 최전선을 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마추어리즘과 새로운 전범〓평론가 권혁웅씨는 ‘우리 시의 아마추어리즘과 관련하여’라는 글을 통해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기존의 방식과 시어를 모방하는 아마추어리즘이 시민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0년대이후 지금까지 새로운 시적 미학과 시어를 도입, 전범을 만든 케이스들을 소개한뒤, 이같은 낯선 전범의 출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80년대 시인 황지우씨는 ‘생’이라는 시어를, 90년대 기형도 시인은 ‘기억과 추억’이라는 시어를, 최승자 시인은 ‘매독, 뇌수, 골수’라는 시어를 우리시에 새롭게 보탰고, 이성복 시인은 시공간을 건너뛰는 자유로운 연상방식, 김명인 시인은 다채로운 술어의 사용을 통한 우리말의 가능성을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문화일보 11/15 최현미기자>
출처 : 진영님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진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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