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전철 안/서정연
길가다/언젠가는
2017. 2. 25. 19:24
출처/네이버 블로그
전철 안
서정연
언제 만난 적 있었을까
전철 안은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혹은 돌아오는 사람처럼
지치고 피곤하고 알맞게 따뜻하다
수다를 떨기도 때로는 옆 어깨에 닿을 듯 머리를 기대며 졸기에도 좋다
쫑알거리는 연인처럼 손이라도 잡을 듯 다정한 거리
어쩌다 살갗이 스치더라도 눈웃음마저 보낼 수 있다
옆 사람의 온기를 느끼면서 말소리를 들으면서 사람들 표정 구경하면서
혼자가 아니라 한집 식구처럼 아늑함을 느낀다
안도하며 어디론가 함께 가고 있다
전철을 타면 외롭지 않다
* 서정연: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2012년 [심상]신인상을 수상, 시집으로[목련의 방식] 문학의 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