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경첩-정윤천
길가다/언젠가는
2011. 2. 1. 15:22
출처-다음 이미지/월요일연극연구실
경첩 / 정윤천
너를 열고 싶은 곳에서, 너에게로 닿고 싶을 때
아무도 모르는 저 은밀한 해제의 지점에서
쇠 나비 한 마리가 방금 날개를 일으켰다는 일이다
그의 차가운 두 닢이 바스락거리기라도 하듯이
한번은 펼쳐 주어야만, 나는 너에게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너를 한번 열어, 너에게로 간다는 사실은
어딘지, 너 이전의 지점 같기도 한 보이지 않은 곳에서
숨긴 날개의 쇠 나비 한마리가
비로소 활짝 펼쳐 주었다는 일이다
사랑의 경계에는 한사코 쇠나비 한 마리가
접은 날개의 기다림으로 깃들어 있었다는 뜻이다
정윤천 시인
1960년 전남 화순 출생
광주대를 졸업
199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1991년 '실천문학'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
시집「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흰 길이 떠올랐다」「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구석」
시화집 <십만 년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