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내기

구산스님

길가다/언젠가는 2006. 4. 5. 22:06
 

 

 

사람마다 나름대로 나란 멋에 살건만

이 몸은 언젠가는 한 줌 재가 아니리

묻노라 주인공아 어느 것이 “참나” 련고?


온 누리 금이라도 나의 보배 아니며

모든 성현 거룩한들 나에게 무엇되리

조계산 달빛만이 내 맘의 보배로다


*九山스님의 시조-是甚磨(칠 바라밀)중에서


벽에 걸린 구산스님의 글씨들을 보면서

스님의 옛 시조를 읊조려 보기도

열반 끝에 남기고 가신 사리舍利에 박힌 빛나는 구슬을 보면서

그토록 해맑은 미소로 때론, 졸음을 참다 참다 못 이겨

고개 떨친 제자들의 등짝을 죽비竹篦 새워 혹하게 내리치시기도  

칠 바라밀(생활불교)을 설파하신 모습도 떠 올려 보면서

법륜法輪이란 법명을 받고 법정스님과 대밭을 걸었던, 차를 마셨던,,,,,

송광사 마당에서 큰 스님으로부터 설법을 회상하면서


나는 분명 여기에 있는데 나를 찾지 못한 맹인이 아쉽구나,

또 다른 나의 행방을 찾아 눈뜨게 해 줘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