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흘린흰소리

2011년 첫날, 덕유산을 읽다

길가다/언젠가는 2011. 1. 8. 18:28

 

유세차 단기 4344년 신묘년 새해 첫날, 조촐한 음식이나마 정성으로 마련하여 덕유산 산신님께 비옵니다, 가정에는 평안을 주시옵고

서로의 존경과 사랑으로 주고 나누는 맑음으로 살게 하여 주소서, 위로는 부모 형제요, 아래로는 자식들의 앞날에 지혜로 얻어지는

밝음으로 건강을 주시옵고 확 트인 내일을 열게 하여주시길 간절히 비옵니다. 예부터 산은 모든 악함을 삭히고 어짊을 주신다 하였으니

당신의 정기로 하여 삶의 지혜를 배우기에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며 서로의 화목과 우정으로 하는 일마다 형통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알게 모르게 지어진 얇은 처신으로 혹여, 상처 입었던 주의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 바라며 *이종순 박정순, *이광호 이정숙,

*김종경 박정숙 *장진영 이명숙 네 가족이 모여 축원드리오니 천지신명과 일월성신께도 저버리지 마시고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法輪 合掌

 

설천봉 상제루 정자 모습은 예년에도 그랬듯이 나의 시선을 잡아 줬다.

 

 

남덕유로 향하는 환상적인 설경의 길은 막혀있었다, 안내자의 통제에 뒤돌아설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었다. 헛발이라도

잘못 딛었다 치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만큼 오지게도 원껏 퍼 부서 났구나.

 

 

 

 

 

영하 20도 이상으로 살갗을 파고든 몸살을 앓고 있는 주목은 말이 없다, 죽어서도 천 년 동안 자신의 뼈를 삭히지 않은 다는

운명을 예측이라도 한 듯 하늘이 주신 흰옷을 달게 입고 있다, 묵언으로 이어지는 노승의 동안거로 온몸에 박힌 반야의 흰

문신을 보는 것만 같다, 그대의 열반송 경전을  듣는다 - 나에게는 원래 태어남도 죽음도,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없었기에 오직

한 자리에 우두거니 천 년을 살고 천 년의 죽음으로 나의 모습을 그대에게 보여주고 있을 뿐,

 

 

혹독한 겨우살이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생각한다.

 

 

 

 

 향적봉에서- 내내 튼튼하시라

 

 

길이막혀 되돌아 선 걸음은 아쉽기만...

 

중봉 아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