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비행/ 문정영
길가다/언젠가는
2010. 10. 1. 19:51
출처- 다음 카페/임성락의 행복
비 행
----------------------------문정영
새는 공중에 길을 만들지 않는다
제 날개로 날 수 있는 높이가 길이다
새 떼와 새 떼는 공중에서 부딪는 일이 없다
기류를 제압하는 날개의 힘이 다를 뿐이다
비행을 배우는 어린 새들은
조금씩 높이다가 더 이상 오를 수 없을 때
그곳이 제 길인 것을 안다
그 길에서 혼자 떠나는 연습도 한다
무리에서 벗어나도 그 높이는 같다
멀리 가는 철새들이 높이 난다
그러나 먹이를 구할 때는 낮은 곳을 택한다
하늘의 이야기를 펼쳐놓기 위해서다
그리고 땅의 이야기를 하늘에 새기며 난다
*문정영 시집3 [잉크]에서 옮김
-195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9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산맥 동인으로 활동
시집으로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낯선 금요일"이 있음
현재 시전문지 [시산맥] 발행인, 2004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문예진흥기금,
2008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문예진흥기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