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하루
[스크랩] 발자국 / 최정례
길가다/언젠가는
2007. 11. 26. 00:36
1955년 경기도 화성 출생
고려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1990년「현대시학」에 시「번개」등으로 등단
1999년 제10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
시집, [내 귓속의 장대나무숲](민음사, 1994)
[햇빛 속에 호랑이] (세계사, 1998)
[붉은 밭] (창비사, 2001)
발자국 / 최정례
무슨 새의 발자국이 눈 위에 총총총
몇 번 찍고 사라진 흔적 앞에
휘파람새
휘파람새를 본 적도 그 소리를 들은 적도 없는데
얼떨결에 그 이름 입에 담네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
백지 한가운데 흩뜨려놓다가 한줄기 휘파람따라
사라질 것 같네
이 계곡이 숨겨놓은 눈사태보다도
털짐승의 갑작스런 출몰보다도
발밑
얼어붙은 계곡 물의 깊이가 더 무섭네
휘황찬 상점의 유리에 비쳤던
순간의 그림자처럼
무슨 짐승이 날개를 친 흔적도 없이
앞뒤없이 백지 위에 발자국만 남겼나
엄마, 위인전 읽다가 태어난 연도보다 죽은 연도를
몰라서 물음표가 되어 있으면 그 속으로 빨려드는 거
같애. 예를 들어 장영실(?~?), 이걸 보면 너무 무서워
서 확 넘겨버려. 아이가 말할 때
어디선가 휘파람 한줄기 내려오면서 회오리 속으로
머리채를 잡아끄네
출처 : 휘수(徽隋)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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