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언젠가는
2007. 8. 30. 16:55
인연 따라가리라/法輪
혹여, 다시 태어나
새가 되려거든
밤새 슬피 우는 두견새보다
온 누리 누비는 봉황 이거라,
다시 태어나,
돌이 되려거든
기찻길 옆 흩어있는 잔돌보다
천년만년 부서지지 않을
고궁 밑 주춧돌 이거라,
다시 태어나,
물이 되려거든
시궁창 속 미나리 꽃 피우는 물보다도
연꽃 방죽 허덕이다
두 손 모은 그 모습
그릴 수 있는 감로(甘露水) 이거라,
다시 태어나,
흙이 되려거든
도시 속 숨 막히는 시멘트 속 흙 보다
가난에도 웃음 피는
토담집 바람막이 황토이거라,
진정,
속세俗世의 탈로 거듭 거든
애초부터 파계승(破戒僧) 자식으로 태어나
어머니 한을 업고
바람 앞 갈대
곧 세우는 선승(禪僧)이 되거라. /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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